2.어두운 바다의 등불이 되어 2권~5권

산ᨒ 2024. 9. 15. 17:09

 

* 강력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화제의 도서 <어두운 바다의 등불이 되어>를 최근에 읽고 있다. 과연 엄청나게 재밌다.

줄거리는 대략 이렇다.
해저 기지에 발령받은 지 5일 차를 맞이한 치과의사 박무현.
한밤중 둔중한 충격음에 불현듯 잠에서 깨어난 그는 방에 물이 차고 있다는 섬뜩한 사실을 깨닫는다.
그렇게 숨돌릴 틈 없이 시작되는 해저 기지 대탈출!!!
 

그가 갇힌 심해 -3000m 체감 사진



1권에서 인상 깊게 본 장면은 박무현이 물이 시시각각 차오르는 긴박한 상황에서 혼자 도망치지 않고 수십 개의 방을 두드려가며 사람들을 대피시키는 장면이었다.

지켜보는 나는 속으로 고래고래 소리를 쳤다.
도망가 이 사람아!!!!
솔직히 동물 목숨보다 사람의 무게가 더 무겁지 않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고양이나 뱀까지 챙기는 장면에서는 그만하고 도망가라고!! 하고 답답해했다.

하지만 한편으로 그 행동에 엄청나게 감동받았다.
내가 감히 해내지 못한 의로운 행동을 보는 데서 느껴지는 아름다운 감동이 있었다.

그렇게 박무현의 도움을 청하는 사람을 외면하지 않는 성품과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노력 덕분에 술 먹고 잠들어있던 러시아 인원들도 깨어나 대피하고, 유금이도 구하고, 아이도 구하고,김가영도 구출에 성공한다.




작중 유금이의 성격이 무척 마음에 든다.

쿨하고 솔직하고. 시원시원하다. 뒤끝이 하나도 없을 것 같다. 기분 상하게 하는 말을 듣고 꽁해서 무엇 때문에 화가 났는지는 정확히 얘기 하지 않고 틱틱대는 내가 배우고 싶은 성격이다. ㅋㅋ

화난 게 있으면 그때그때 말해야 하는데, 나중에 화날 때 지난 과거를 줄줄이 끌어오려면 정작 그때 말 못 하고 속으로 꽁해 있던 스스로가 좀 쫌생이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유금이에 비한다면 나는 완전 좀생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원한을 묵혀 두지도 못하고 까먹어버린다 ㅠㅠ
자신이 후회하지 않기 위해 남을 돕는 걸 선이라 볼 수 있나? 사람들은 쉽게 이기적인 선택을 한다. 그게 편해서, 그게 쉬워서, 그게 덜 힘들어서, 그게 이득이 되니까. 
 
 
 
작중에 김가영이 이런 말을 한다.
"(...) 아무튼 착한 사람들은 착하다는 것만으로 매력이 있어요. 그냥 보고 있어도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서 해답을 주는 거 같은 그런 사람들 말이에요. 저는 그런 사람들이 좋아요."
 
착한 사람들, 감히 내가 행하지 못한 선행을 베푸는 사람들을 보면 멋있다고 생각한다.
내 주변에도 늘 부족하기 만한 월급을 받으면서도 정기 후원을 한다거나, 내 몸이 힘든 와중에도 유기견 봉사를 다니는 거나, 이밖에도 우리 주변의 이웃들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면서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서 답을 얻곤 한다. 
 

 
 
후루룩 읽다가 그렇게 3권에 도착했는데,

솔직히 이 글을 보는 사람이 책에 대해서 모르고 글을 읽었을 것 같진 않지만, 나는 이 반전이 너무 충격적이었기 때문에 혹시나 아직 어바등을 안 본 사람들이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봤으면 좋겠다는 바람에 굳이 여기서도 스포일러를 가려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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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나도 할 말을 잃었다.

유금이를 여기서 이렇게 보낸다고??

왜??????????????????????????????????????????????

 

이 장면은 박무현이 처음으로 살인하고, 충격을 받아서 동료들에게 돌아왔을 때 유금이의 죽음을 알게 된 장면이다. 그래서인지 마치 박무현이 죽인 여자의 목숨값이 그대로 유금이로 치환된 느낌을 받았다.

 

 

 

 

 

그런데 아직 놀라긴 일렀다. 놀란 가슴을 추스를 새도 없이 곧 서지혁이 자살한다.

 

........................................??????????????????????????????????????????????

 

아…. 그래, 그렇구나 남은 사람들끼리라도 헤쳐 나가서 남은 인원들이랑 합류해서 살아 나가나 보다.

 

그러나 그다음은 백애영이 철근에 찔려 죽는다.

그래…. 그래도 어떻게 신해량이랑 둘이 잘 헤쳐 나가나 보다.

그런데 케이블카가 멈추고 신해량도 자살한다.

엥....어….박무현이 누군가에게 구조되나 보다.

그리고 박무현이 상어에게 물려 죽는다….

.

.

.

 

엥?

 

이거 회귀물이었어?

(솔직히 서지혁이 죽을 때부터 이건 회귀밖에 답이 없다고 생각했음)

 

 

푸하하~ 아 너무 깜짝 놀랐잖아~~~

아 ㅎ 그래서 현대 판타지구나~~~~

 

너무 걱정했기 때문에 약간 화가 났다.

그럼 이제 전에 죽은 사람들을 다시 만날 수 있는 거지? 2회차 트라이인거지?

하고 가봤더니...어?

 

 

꿈과 달리 팀원이 1회차 때 탈출정을 타고 떠난 엔지니어 가팀 일원으로 바뀌어 있다...................................

 

두둔,

너무 재밌어.

짜릿해.

새로워.

 

 

 

 
 
이년이고 저년이고 죄다 대가리에 현실이 없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전히 나는 이들이 이기적으로 살아남길 원했지만
그들은 여전히...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사람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설령 상대가 아무리 구제불능 쓰레기 일지라도,
 
 

 
 
나는 이지현이 압도적인 무력을 지닌 것도 아니고, 뛰어난 카리스마로 대중을 휘어잡는 것도 아닌 평범한 사람이라서 더 좋았다. 평범하다기에는 우수한 엔지니어이지만 뭐든지 이것저것 척척 해내서 안정감 넘치는 신해량 리무진과는 또 다르게, 필사적으로 할 일을 해내는 모습이 너무 좋았다는 것. 그래도 빌런 1명을 해치우기 위해 4명이 구르는 모습은 좀 마음 아프긴 했다 ㅠㅠㅋㅋㅋㅋ!!!
 
 

 
 
"스스로를 등불 삼아 의지하라"
마음에 새기고 싶은 멋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