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터뷰하는 법 : 당신이라는 이야기 속으로/ 장은교 지음

산ᨒ 2024. 9. 4. 22:10

 

 

📕인터뷰하는 법:당신이라는 이야기 속으로/ 장은교 지음

 

9/4 (수)

 

💡 <책 겨울잠 깨우기 프로젝트 : 한 번 실패한 책 다시 읽기>

 

✏️나는 왜 나에겐 기회를 주지 않는 걸까... 사람이 한 권의 책이라면 나는 어떤 페이지를 본 것일까. 어떤 페이지만을 보고 이렇다 저렇다 판단한 것일까... 오늘 만난 그 사람도 나와 비슷한 얼굴로 돌아가 후회하고 있을까. 인터뷰를 망친 우리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 -9쪽

 

✏️삶의 모든 구간에서 우리는 서툰 사람이 됩니다. 초등학교 1학년은 초등학생이 처음이고, 84세 어른도 84세는 처음이죠. 한 번뿐인 삶의 순간순간마다 우리는 '처음'을 통과하며 살아갑니다. 저는 낯설고 어색한 처음을 만날 때마다 인터뷰에 의지했습니다. 제목만으로는 다 알 수 없는 한 권의 책을 만나듯, 사람이라는 놀라운 세계 속으로 들어가보고 싶었습니다. 많은 인터뷰를 경험하면서 저는 완벽한 인터뷰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인터뷰하기에 완벽한 상황, 인터뷰하기에 완벽한 사람, 인터뷰하기에 완벽한 주제 같은 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인터뷰는 성공이나 실패라는 단어로 가둘 수 없고, 점수를 매길 수 없다는 것도요. 그건 마치 인생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인터뷰는 한 사람의 빛과 그림자를 발견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저는 인터뷰를 좋아하고 즐기게 되면서 부족한 스스로와 화해할 수 있었습니다. -11쪽

 

✏️적절히 할 말은 하면서도 분위기를 어색하지 않게 잘 이끄는 한 친구를 알게 됐어요. ..."어떻게 감정을 잘 조절하는 거야?"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상대방이 불쾌하지 않도록 잘 전달하는 방법이 있을까?" 25쪽

 

✏️우리는 인터뷰를 대단한 사람에게서 대단한 이야기를 듣는 것이라고 생각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는 게 늘 큰 이야기만은 아니죠... 우리에겐 큰 목소리도 작은 목소리도 필요합니다. 우리에겐 큰 이야기도 작은 이야기도 필요합니다. -28쪽

 

💡 인터뷰의 의미 : 인터뷰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목소리와 이야기를 찾아나가는 과정으로, 나의 고민이나 궁금증에서 출발한다. -29쪽

 

✏️어떤 것에 마음이 가는데는 반드시 이유가 있습니다.

 

 


 

 

9/8 (일)

 

✏️인터뷰는 '계획대로 되지 않는 다는 계획'을 세워두는 것이 좋습니다. 여행이 출발 전 계획한 대로 완벽하게 흘러갔다면 어떨까요? 안전의 기준에서 생각한다면 만족스러운 시간이었을지 모르겠지만 왠지 허전하지 않을까요. '생각대로 되긴 했어. 그런데 정말 딱 생각한 대로네.' 계획대로 모든 날이 채워졌다면 그건 여행보다는 출장에 어울릴 것 같습니다. 예상외의 상황을 만나 조금 당황하기도 하고, 생각지도 못했던 경험을 하고 기대하지 않았던 무언가를 마음에 채우고 돌아오는 것. 아마도 많은 분이 더 좋아하는 여행은 이런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77쪽  

 

✏️ "경로를 이탈하셨습니다." 우리는 지금부터 이 말을 (...) "지금 새로운 길을 발견했습니다"로 생각해보기로 해요. 77쪽

 

💡 코다 :청각장애인 부모나 보호자에게 양육된 사람

 

✏️'좋아한다'는 말을 잘 못하는 사람일수록 실은 더 정이 많은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말의 무게감을 더 깊이 느끼는 것일 테니까요. 93쪽

 

✏️영화나 드라마에 종종 멋진 기자들이 등장합니다. 그들은 중요한 순간 날카로운 질문을 던집니다. 그때 클로즈업! 인터뷰이는 허를 찔린 듯 당황하여 잠시 말을 멈추고, 다시 클로즈업! 정의로운 데다 똑똑한 데다 날카로운 질문까지 던지는 기자의 다부진 모습. 이어 당황한 인터뷰이가 나도 모르게 진실을 털어놓고, 혹은 감정조절을 못 하고 화를 내며 하지 말아야 할 말이나 행동을 해버리고.... 갑자기 어디선가 경찰이 들어와 인터뷰이에게 수갑을 채우고, 혹은 인터뷰이의 발언에 놀란 사람들이 소리를 지르며 장내는 아수라장이 되고.... 진실을 '알아낸', 인터뷰이의 본 모습을 '끄집어낸' 기자는 여유롭게 퇴장하고.

 

✏️우리가 인터뷰이에게 건네야 할 것은 열쇠입니다. '열쇠 같은 질문'입니다. 그에게 열쇠가 되어 줄 것을 건네고, 그가 스스로 자신의 마음속을 열고 들어가기를 기다리는 것 (...)  그의 어린 시절이 궁금하다면? 그를 어린 시절로 데리고 갈 만한 질문을 준비합니다. (...) 보다 구체적으로 그를 어린 시절의 한 풍경으로 이동시킬 만한 질문이 좋을 겁니다.(...) "삭당을 처음 열던 날 기억하세요? 그날 하루는 어땠나요? 첫 손님 기억하세요?"라고 시작한다면 어떨까요. 그를 '사업의 첫날'로 데려가는 겁니다.

 

💡 아메리카 원주민 속담  "공감은 그 사람의 신발을 신고 오래 걸어보는 것"

 

✏️자, 여러분은 지금 인터뷰 장소에 있습니다. 전날 인터뷰이와 만남을 확인하는 전화 통화를 기분좋게 했고, 약속 장소에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인터뷰 장소에 등장한 인터뷰이의 표정이 어쩐지 밝지 않습니다. 무례하다거나 화가 나 있다거나 짜증을 내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전날 설레는 마음으로 인터뷰를 기대하던 것과는 온도 차이가 느껴집니다. 인터뷰에 집중하지 못하고 자꾸 핸드폰을 확인하기도 합니다. 상대가 보이는 약간의 불안정한 모습, 어딘가 불편해 보이는 태도. (...) 137쪽

 

✏️ 그럴 때 사람인 우리는 이런 질문을 슬쩍 건넬 수 있습니다. (...)어떤 질문을 받았을 때 인터뷰이가 보인 표정의  변화를 느낄 수 있으니까요. 대답하기까지 걸린 약간의 침묵이나 고민하는 표정, 인터뷰어가 질문하려는 문장을 다 끝내기도 전에 반가워하며 공감하는 반응,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은 피곤해 보이는 모습 등등. 어떤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는 것'으로 대답하는 경우도 있죠. (...) 우리가 어떤 사람을 인터뷰한다고 할 때는 '넌버벌 커뮤니케이션(비언어적 소통'까지 함께 나누는 것을 포함합니다.  137쪽

 

💡"대한민국 하면 떠오르는 것은 무엇인가요?"

 

✏️당신은 어쩌다 그런 당신이 되었습니까. 열쇠를 받아 든 그가 문 앞으로 걸어갑니다. 문 앞에서 잠시 긴 호흡을 머금습니다. 그가 문을 열기 전, 우리도 잠시 생각해봅시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어쩌다 지금의 당신이 되었습니까. 150쪽

 

💡어쩌다 : 어떤 시간을 지나, 어떤 이야기를 품고, 어떤 우연과 필연을 거쳐.

 

 


 

9/15 (일)

 

 

✏️ 같은 의미라도 질문을 좀 더 작고 가볍게 만들어봅시다. 대답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부담감을 덜고, 구체적인 모습을 상상하며 답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겁니다. '인생의 좌우명'은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요? 한 사람이 한 가지 좌우명만 갖고 사는 경우는 참 드물죠. 나이에 따라 상황에 따라 추구한느 이상향은 달라집니다. 우리가 좌우명이라는 질문을 통해 알고 싶은 것은 그가 어떤 삶을 추구하는지, 어떤 것에 의미를 두고 살아가는지, 어떤 것에 의지하는지 등등일 겁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바꿔보면 어떨까요?

 

힘들 때 의지하게 되는 문장이나 말이 있나요?

참 멋진 말, 생각이다 싶어 메모장이나 수첩에 적어둔 문장이 있나요?

아침에 일어나기 싫은 순간에도 힘을 내도록 등을 밀어주는 마법의 주문이 있나요?

이제 막 꿈을 키워가는 청소년들에게 선물처럼 들려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본인의 장점과 단점을 말해보세요.

내가 그래도 이거 하나는 참 잘하는 것 같다. 괜찮은 것 같다 싶은 게 있나요?

노력도 하지만 이런 건 잘 안되네,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면 나의 이런 점은 고치고 싶다 하는 것이 있나요?

 

 

✏️ 거절의 말을 들은 순간, 저는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았습니다. 어떤 사람도 자신의 이야기가 '뻔한 아이템의 일부'가 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저는 그 기관에 있는 사람들의 남다른 고민과 노력 따위는 무시하고 '연말연시 아이템'으로 이용하려는 속셈을 드러냈습니다. 아마 전화를 받은 분은 이렇게 느끼셨을 거예요. '우리를 도구로 이용하려고 하는구나.' 그리고 또 어쩌면 이렇게 느끼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여기저기 전화를 걸어 아무 데나 걸려라' 하는 속셈이구나. 다급하고 놀란 저는 갑자기 "제가 ㅇㅇ년도에 거기서 봉사도 했었는데요"라고 말해놓고 바로 후회했습니다. 봉사 경력까지 이용해 먹으려는 사람, 그게 저였습니다. 그건 오해도 아니었고, 억울할 일도 아니었습니다. 저는 정말 아이템 발제의 압박에 쫓기고 있었고, '연말에 훈훈한 내용 많이 소개하잖아'라는 게으른 생각에 갇혀 있었고, 과거에 단 한 번 봉사한 곳을 기억에서 꺼내 이용하려 했습니다. 그때의 실패는 저를 많이 부끄럽게 했고,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부끄럽게 합니다. 다시는 그렇게 무책임하고 무성의하고 게으른 섭외를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