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약속도 없이 사랑을 하고/ 정현우 지음
10/20 (일)
✏️
우리 마음과 상관없이 쏟아지는 눈발 아래
그 흩날림 속에서
삼십년 뒤를 생각하니 벌써 마음이 쓸쓸해
아버지와 엄마는 이미 돌아가셨을까
나는 결혼을 했을까
혼자 아픈 날에는 어떻게 하지
내게 엄마와 아버지가 없는 날이 온다니
거스를 수 없는 시간과 떠나보내는 순간을 어떻게 기억하고 견뎌야 하지
천사의 혈관은 어떤 색으로 빛이 날까
너무나 사소하고 보잘것 없는 날들 중에 하나
우리를 위해서만 머물고 가는 장면들
햇빛을 가리는 손차양
등 뒤로 눈부신 겨울 오후
그늘 속으로 숨은 나무들의 그림자
사장님 안녕하세요. 저 삼선이에요. 이제 일 그만두려고 합니다. 사장님 좋으신 분인거 너무 잘 알지만, 저는 집으로 내려가서 동생들도 돌봐야 하고 아픈 엄마도 모셔야 해요. 제 착각일 수도 있지만 사장님이 저 많이 좋아한 거 알고 있었어요. 사장님 생각처럼 저는 좋은 사람이 아니에요. 그리고 다리도 못생겨서 치마도 못 입는답니다. 그동안 잘 해주셔서 감사했어요. 서울에 다시 올라오게 되면 만나 뵐 수 있겠죠.
부잣집 친구 집의 서재가 부러워서 화자는 엄마에게 자신도 책을 사달라고 말한다.
그러자 어머니가 책을 두 권 가져다 준다.
나중에 그 책이 쓰레기통에서 주워온 거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화자.
가난했던 어린시절, 어머니에 대한 깊은 사랑과 슬픔, 애틋함이 느껴지는 시같은 에세이였다.
문장이 아름답고 섬세해서 가을 오후 읽기 좋았다.
어머니의 일기라는 제목으로 글이 몇 편 있었는데 그 시절의 그림이 그려지면서 한참 보게 됐다. 인상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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